소리 없이 강하다, 강소 로펌

‘부티크 로펌 시대’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특정 분야 전문성을 앞세운 강소 로펌들의 존재감이 ‘2025 로펌 컨수머 리포트’에서 확인됐다.
<그룹 3>으로 분류된 로펌 가운데 법무법인 가온, 그루제일, 세움, 예헌, 디엘지 등은 모두 내세울 만한 전문 분야가 있는데, 이들은 특화된 ‘전문 역량’에 더해 ‘기민한 대응력’, 대형 로펌에 비해 저렴한 수임료를 앞세워 높은 고객 만족도를 보였다. “‘강소 로펌’의 성공 모델을 보여 줬다”는 평가다.
가온은 ‘조세’ 분야 강소 로펌으로 이 분야 평가에서 <그룹 2>에 들었다. 평가를 받은 로펌 가운데 가장 규모가 작은데도 일부 대형 로펌보다도 높은 평가(4.33점)를 받으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가온은 국세청 출신 인사 및 회계사와의 협업 체계를 통해 복잡한 세무 이슈에 실질적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김명준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은 2020년부터, 김창기 전 국세청장도 2025년부터 가온에 합류해 가온의 전문성은 물론 대관업무 역량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상율 전 조세심판원장과 소순무 전 법무법인 율촌 조세그룹 대표변호사, 신동승 전 헌법재판소 연구부장도 자칫 젊을 수 있는 조직에 경륜과 무게를 더한다.
그루제일은 지식재산권(IP) 분야에 특화된 로펌으로, 법률사무소 그루와 특허전문 제일국제법률사무소의 합병을 통해 탄생했다. 2025 로펌 컨수머 리포트 IP 분야 평가에서도 강점이 그대로 드러난 평가를 받았다. 평점 4.75점으로 <그룹 2>에서 최우수 평가를 받으며 그룹 내 대형 로펌들을 멀찍이 따돌렸다. 그루제일은 특허, 저작권, 영업비밀, 부정경쟁방지, 직무발명, 인터넷 및 전자상거래 등 IP 전반에 걸친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 구성원이 IP 전문가로 구성돼 기술적·법률적으로 복잡한 사건에서도 안정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디엘지는 스타트업과 벤처 생태계에 특화된 부티크 로펌으로, 기술 기반 기업에 대한 이해도와 실무 중심의 조력이 강점이다. 역량 평가 항목 중 △실력과 전문성에서 평점 4.60점으로 <그룹 3> 내에서 상위권에 위치했고, △담당 파트너의 업무 관여도에서는 평점 5.00점 만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부티크 로펌들의 약진은 한국 법률시장의 재편 가능성을 시사한다. 로펌의 규모나 외형보다는 기능 중심, 분야 중심으로 전문성이 결국 경쟁력의 핵심 요소임을 의미한다. 특히 기업과 개인 모두에서 맞춤형 자문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시장 환경 속에서, 부티크 로펌은 ‘작지만 강한’ 조직 모델의 실현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