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열었다, 빨라졌다, 뛰어나다 … 율촌 이유있는 '약진'

서울 강남구 삼성동 파르나스타워 39층에 위치한 법무법인 율촌 사옥 복도에 그려진 모자이크 벽화. 율촌의 팀워크, 협동 정신을 상징한다. <사진=백성현 기자> ‘2025 로펌 컨수머 리포트’에서 법무법인 율촌은 반전을 이뤄냈다. 14개 역량 평가 항목 중 ‘대관 업무’
서울 강남구 삼성동 파르나스타워 39층에 위치한 법무법인 율촌 사옥 복도에 그려진 모자이크 벽화. 율촌의 팀워크, 협동 정신을 상징한다. <사진=백성현 기자>

‘2025 로펌 컨수머 리포트’에서 법무법인 율촌은 반전을 이뤄냈다. 14개 역량 평가 항목 중 ‘대관 업무’ 항목을 제외한 13개에서 <그룹 1>의 7개 대형 로펌 가운데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19개 분야별 평가에서도 율촌은 M&A, 국제통상·국제중재를 제외한 17개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고의 로펌’을 뽑는 평가에서도 1573명의 응답자 가운데 가장 많은 385명(24.5%)이 율촌을 택했다. ‘최고의 변호사’를 뽑는 평가에서도 문성(46·사법연수원 38기) 변호사가 최다 득표하며 ‘최고 중의 최고(Best of the Best)’로 뽑혔다.

2025년 로펌 컨수머 리포트에서 율촌이 ‘대약진’한 데는 2024년 평가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이유로 보인다. 율촌은 ‘2024 로펌 컨수머 리포트’에서 다수의 평가 항목에서 <그룹 1> 내 하위권에 위치하며 경쟁 대형 로펌 대비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11개 분야별 평가 중 8개 분야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2024년 리포트가 나오자 율촌은 경영진과 그룹별 파트너들이 회의를 열고 평가 결과와 그 원인을 세밀히 분석하고 대책을 세웠다고 한다. 전반적으로 자사 서비스의 질을 점검하고, 고객과의 소통도 보다 원활하게 개선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율촌은 실제 2024년 한 해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2024년 최태원 SK 회장의 이혼 사건 상고심에서 최 회장 측 대리인으로, 구광모 LG 회장의 상속 분쟁에서 구 회장 측 대리인으로 나서며 주목받았다. 조세 분야 전문성이 탁월한 율촌은 구 회장과 그의 어머니, 두 여동생이 세무 당국을 상대로 낸 행정소송에도 관여하고 있다. 2024년 10월에는 한화오션이 방위사업청을 상대로 낸 신형 호위함 전투 체계 원가 관련 물품 대금 소송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뒤집고 한화오션에 승소를 안겼다.

대형 사건에서 존재감을 보인 율촌의 성과는 2024년 매출 실적으로 이어졌다. 율촌의 2024년 법무법인 매출은 3709억 원(총 매출 3744억 원)이었다. 변호사 1인당 매출액은 7억3000만 원으로 주요 로펌 가운데 가장 높았다. 2023년 6억8000만 원보다 약 5000만 원 늘어난 규모다. 율촌은 2024년 양적으로도 성장했다. 2024년 11월 25일 기준 창사 이래 처음으로 한국 변호사 수가 500명을 넘었다.

고객과의 적극적인 소통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2024년 평가 당시 △커뮤니케이션 능력 항목에서 율촌은 6대 로펌 가운데 가장 낮은 점수(4.16점)을 받았다. 2025년 평가에선 4.62점을 받으며 최상위로 도약했다. 율촌은 2024년 MBC 기자와 앵커를 지낸 이인용 전 삼성전자 사장을 고문 및 가치성장위원장으로 영입해 조직 내부를 진단하고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 위원장의 가치성장위원회를 중심으로 고객 소통 워크샵을 주최하는 등의 노력이 반등의 주효한 원인으로 보인다.

율촌 출신의 변호사들이 주요 기업 법무실로 이동해 활약 중인 점도 고객 기업과의 소통 측면에서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김연학(52·27기) 한화그룹 부사장과 최수연(44·변호사시험 1회) 네이버 대표이사, 김락현(50·33기) SK그룹 변호사, 박은재(58·24기) 롯데그룹 부사장 모두 율촌에서 변호사로 근무하다 기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들은 현재도 친정인 율촌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더십 체제를 정비하고 조직력을 강화한 점도 뛰어난 성과와 고객들의 우수한 평가로 이어졌다는 평이 나온다. 율촌은 2012년부터 공동대표 체제를 유지하다가 올해부터 강석훈(62·19기) 대표변호사 1인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강 대표를 보좌하기 위해 손도일(59·25기)·염용표(53·28기) 변호사가 신임 경영담당대표(MP, Managing Partner)로 선임됐다.